미국 국채 투자자들 행보
최근 미국 국채 시장은 큰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막대한 규모의 국채를 발행하고 있지만, 정작 이를 사들일 주요 투자자들의 움직임에는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중국의 행보입니다. 그동안 미국 국채의 최대 해외 보유국이었던 중국은 최근 들어 보유 중이던 미국 국채를 빠른 속도로 매각하고 있습니다. 대신 중국은 매각 자금으로 금, 은 등 실물 자산을 사들이고 있는데, 이는 미중 갈등 속에서 달러 자산을 줄이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해석됩니다.
서방 중앙은행 : 영국, 캐나다, 벨기에
반면 영국, 캐나다, 벨기에 등 주요 서방 국가들은 오히려 미국 국채를 적극적으로 매입해 왔습니다. 이들 국가의 중앙은행들은 경상수지 적자에도 불구하고 미국 국채를 사들였는데, 이는 단순한 투자 목적보다는 정치적 고려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즉, 바이든 행정부를 지원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을 견제하기 위한 행보였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그러나 이런 서방 국가들도 최근 들어서는 재정적 부담이 가중되면서 미국 국채 매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결국 미국으로서는 국채 시장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대안이 마땅치 않은 상황인 셈입니다. 물론 미 재무부와 연준이 국채 매입 등을 통해 시장 안정화에 나서고 있지만, 그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미지수입니다.
다가오는 미국대선
여기에 11월로 다가온 미국 대선이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옐런 재무장관이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진 전략은, 대규모 국채 발행을 통해 시중에 돈을 풀어 주가를 끌어올리는 것입니다. 민주당으로서는 대선을 앞두고 경기 부양을 통한 주가 상승이 유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는 국채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금리 상승 가능성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미국의 장기 국채 금리가 급등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국채 금리가 8~10%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는데, 이는 시장의 우려를 반영한 것입니다. 만약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그가 공언해 온 대중 강경책이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입장 변화 등으로 국제 정세가 급변할 수 있고, 이는 미국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현재의 미국 국채 시장은 대내외 정치, 경제 변수들이 복잡하게 얽힌 민감한 국면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당분간 국채 금리의 향방을 예단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시장의 예상과 달리 고금리 시대가 도래할 경우, 그 충격은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경제에 상당한 파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신흥국 영향
특히 이런 영향은 신흥국 경제에 더욱 가혹할 것입니다. 한국 정부와 한국은행 등 정책 당국은 그동안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 기조를 일관되게 강조해 왔지만, 이제는 국제 금융 시장의 변화 가능성에도 면밀히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가와 경기, 자산 시장, 환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신중한 정책 판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미국 국채 금리의 변화 가능성은 비단 미국 경제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닙니다. 세계 경제의 향방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수 있는 중요한 변수입니다. 각국 정부와 기업, 투자자들은 미국 국채 시장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대응 전략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미중 갈등, 우크라이나 사태 등 주요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도 국제 금융 시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균형 잡힌 시각에서 종합적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대처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