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청년 실업 문제 근황 : 명문대 취업난과 정년 연장 논의




 최근 중국의 청년 실업 문제가 매우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2023년 7월, 중국 청년 실업률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이 문제가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부각되었습니다. 특히 칭화대 같은 중국 최고의 명문대를 졸업해도 취업률이 15%에 불과하다는 보고가 나왔을 정도로, 중국의 청년들은 취업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일부 청년들은 취업을 아예 포기하고 부모님에게 기대어 사는, 이른바 "전업 자녀"라는 새로운 직업까지 등장한 상황입니다.


청년 실업률 통계의 변화

중국 정부는 청년 실업률의 악화를 은폐하려는 시도를 했습니다. 특히 2023년 7월 이후 중국 정부는 청년 실업률 통계 발표를 중단했고, 그 결과로 뉴욕 타임스 등에서는 통계가 발표되지 않은 기간을 '회색 지대'로 표기했습니다. 이 회색 지대는 약 6개월간 이어졌습니다. 그 후 2023년 12월에 다시 통계 발표가 시작되었지만, 12월에 발표된 청년 실업률은 이전 21.3%에서 14.9%로 갑작스럽게 하락했습니다.


이러한 급격한 하락은 중국 경제 상황을 고려했을 때 매우 의아한 일이었습니다. 6개월간 중국 경제가 크게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에 실업률이 이렇게 급격히 낮아진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변화에 대해 "통계 기준을 새롭게 적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으나, 이로 인해 중국의 실업률 통계는 국제 기준과 비교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2023년 7월에는 다시 청년 실업률이 17.1%로 급등했습니다. 하지만 이 수치조차 신뢰하기 어렵다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실질적인 청년 실업률은 46.5%에 달한다는 주장도 있으며, 최근에는 청년 실업률이 50%를 넘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즉, 두 명 중 한 명이 실업자인 상황이라는 것이죠.


명문대 취업난과 전업 자녀의 등장

청년 실업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면서 중국의 명문대학 졸업자들조차 취업에 실패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칭화대는 2023년 한 해 동안 취업률이 15%에 그쳤으며, 또 다른 명문 대학인 상하이 푸단대도 취업률이 18%에 불과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의 대학들은 대학원 정원을 크게 늘렸습니다. 2000년만 해도 중국의 대학원생은 약 12만 8천 명이었으나, 2023년에는 124만 명으로 10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이로 인해 대졸 실업자들이 대학원으로 진학하면서 당장의 실업률을 피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학원을 진학하지 못하고 취업도 하지 못한 졸업생 비율도 높습니다. 상하이에서는 이러한 졸업생 비율이 25%에 달합니다. 상하이는 중국의 최고 경제 도시이지만, 이곳조차 이러한 상황이라면 중국 전체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중국 청년들 사이에서는 "전업 자녀"라는 새로운 용어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이 용어는 청년들이 부모에게 기대어 사는 모습을 자조적으로 표현한 것인데, 일부는 이를 진정한 직업으로 받아들이기까지 합니다. 이들은 부모와 함께 생활하며 집안일을 돕고, 강아지를 산책시키거나 부모님을 모시는 등의 역할을 합니다. BBC에서는 이 현상을 "청년들의 자기 마취"라고 표현하며, 청년들이 스스로 취업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이러한 새로운 방식으로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중국 경제 구조와 실업률의 문제

중국 경제의 성장이 둔화되면서 청년 실업률 문제는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중국의 2023년 경제 성장률은 4.7%로, 여전히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지만, 이 성장은 대부분 정부의 인프라 투자와 수출에 의존한 인위적인 성장입니다. 민간 경제의 성장이 뒷받침되지 않다 보니, 일자리 창출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해 중국 내 약 400만 개의 중소기업이 파산했으며, 그 결과로 청년들이 일할 일자리가 대폭 줄어들었습니다.


중국의 청년 실업률이 17.1%로 급등하는 동안, 전체 실업률은 약 5% 수준에 머물러 있는 현상도 주목할 만합니다. 이는 중국이 여전히 사회주의 국가로서 기존 고용된 기성 세대는 해고하지 않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신 기업들이 신입사원을 채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전체 실업률은 낮게 유지되지만, 청년 실업률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된 것입니다. 이로 인해 경제 위기의 부담은 청년들에게 집중되고 있습니다.


정년 연장 논의와 그 배경

중국 정부는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오히려 정년 연장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기존 중국의 정년은 남성 60세, 여성 55세로 70년간 변함이 없었으나, 2023년 7월 21일에 열린 3중전회에서 은퇴 연령을 상향하는 방안이 논의되었습니다. 이는 청년들이 취업을 못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은퇴 연령을 높이는 결정이 쉽게 이해되지 않지만, 몇 가지 이유를 추정할 수 있습니다.


첫째, 기성 세대의 민심을 고려한 것입니다. 중국의 청년 인구는 급격히 감소하는 반면, 기성 세대 인구는 여전히 많습니다. 따라서 공산당은 기성 세대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정년 연장을 추진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둘째, 연금 재정 문제를 해결하려는 목적이 있습니다. 중국은 고령 인구가 급증하면서 연금 지급이 어려워졌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년을 연장하면 연금 지급을 늦출 수 있고, 재정 압박을 덜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청년들의 취업 기회는 더욱 줄어들게 되어 장기적으로는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셋째, 시진핑 주석의 연임 명분 강화입니다. 2022년 시진핑 주석이 69세의 나이로 3연임에 성공했는데, 기존의 '7상8화' 원칙(67세까지 연임 가능, 68세 이상은 불가)을 깨고 연임했기 때문에, 정년 연장을 통해 자신에게 유리한 명분을 쌓으려 했다는 추측도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중국 정부는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청년들은 전업 자녀라는 자조적인 표현을 사용하며 고통스러운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청년들이 취업을 포기하고 노점상을 하거나 가족의 경제적 지원에 의존하는 모습이 빈번해지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은 중국 사회 전반에 걸쳐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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